세대상생지원금, 정부가 상속세와 청년 채용을 연결한 놀라운 이유


한국 고용 시장에서는 ‘고령자 일자리가 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제로섬 인식이 깊게 자리잡아 세대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신규 취업자의 67%가 65세 이상이라는 통계는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청년들은 기회가 줄어든다고 느끼고, 고령자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일터를 떠날 수 없습니다. 서로가 경쟁자가 되어버린 구조 속에서 사회 불신과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예상 밖의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가업상속공제(상속세 감면)’를 고령자·청년 동시 고용과 연계하여, 가업 승계 기업이 세대별 고용을 늘리면 추가 감면 혜택을 주는 방식입니다. 이는 고용 확대를 유도하는 정밀한 정책 도구입니다. 고령자의 경험과 청년의 혁신을 결합해 시너지를 만드는 ‘한국형 세대 상생 고용 모델’을 구현한다면, 일자리 문제는 경쟁이 아닌 협력 구조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이 정책은 단순한 세금 감면이 아니라 세대 통합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향한 첫걸음입니다.

정책의 효과는 우리의 관심과 참여로 완성됩니다. 세대 갈등을 넘는 새로운 고용 패러다임, 이제 함께 검토하고 지켜볼 때입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노인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의 충돌’입니다.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에 경쟁해야 한다는 인식, 즉 ‘제로섬 게임’이라는 통념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한 세대가 일자리를 얻으면 다른 세대는 그만큼의 기회를 잃는다는 생각은 사회적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러한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바로 ‘상속세 감면’과 ‘고령자-청년 동시 고용’이라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두 가지 요소를 연결하는 파격적인 시도입니다. 복잡하게 얽힌 고용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왜 세금 제도라는 의외의 카드를 꺼내 들었는지, 그 배경과 핵심을 5가지 포인트로 분석했습니다.


상속·증여세가 고용 인센티브로

이번 정책의 중심에는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있습니다. 본래 이 제도는 막대한 상속세 부담 때문에 가족 경영 중소·중견기업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지 못하고 해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계된 제도입니다. 정부는 바로 이 제도를 독창적으로 재활용하여 고용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2027년까지 구체화하여 시행하려는 이 구상은, 가업을 물려받는 기업이 고령자와 청년을 동시에 더 많이 고용하면 기존의 공제 혜택에 더해 추가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 고용 장려책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입니다. 일반적인 법인세 감면이나 직접 보조금 지급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산탄총’ 방식이라면, 이번 정책은 특정 세금을 활용한 ‘외과수술용 메스’에 가깝습니다. 즉, 고용 확대에 소극적일 수 있는 가족 경영 기업이라는 특정 대상을 정밀 타격하고, ‘원활한 가업 승계’라는 장기적인 이익을 ‘세대 상생 고용’이라는 즉각적인 사회적 목표와 연결하는 매우 계산된 정책 수단인 셈입니다.


신규 취업자 3명 중 2명은 65세 이상

정부가 이처럼 고령자 고용 문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통계가 그 시급성을 말해줍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새로 일자리를 얻은 취업자 중 무려 3분의 2에 해당하는 67%가 65세 이상 고령자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한국 노동 시장의 지각 변동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고령자는 은퇴하고 청년에게 자리를 물려준다’는 전통적인 모델이 공식적으로 종언을 고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정부가 더 이상 고령화된 노동력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들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고안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고령자 고용은 정말 청년의 기회를 빼앗을까?

‘고령자 일자리가 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세대 갈등의 불씨가 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2016년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었을 때, 일부 기업에서 신규 청년 채용을 줄였던 사례가 이런 통념을 뒷받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JILPT)의 연구는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JILPT의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고령자 고용을 지원하는 정책을 쓴다고 해서 반드시 기업이 청년 채용을 줄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는 기업이 청년 채용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습니다.

“청년 신규 채용은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고령자 계속 고용에 따른 단기적인 비용 지원과는 별개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즉, 기업은 당장의 인건비 문제와는 별개로 미래 성장을 위한 ‘장기 투자’ 개념으로 청년을 채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령자 고용과 청년 고용이 제로섬 관계가 아닐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한국형 세대 상생 고용 모델 ‘세대상생지원금’

정부는 이번 정책에 ‘한국형 세대 상생 고용’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명칭에는 정책의 목표가 명확히 담겨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가 처한 특수한 인구 구조 문제(초저출산, 초고령화)와 청년 실업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독자적인 시도입니다.

고령자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청년의 혁신과 열정이 한 직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모델은 일자리 경쟁으로 인한 세대 간의 갈등을 완화하고, 사회적 연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는 정책적 목표를 담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아닌 ‘가업을 잇는 기업’에 주목하는 이유

신규 일자리의 대부분을 고령자가 차지하는 암울한 현실과 기존의 ‘제로섬’ 논리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인식 앞에서, 정부의 전략은 명확해집니다. 안정적인 다세대 고용 잠재력이 가장 큰 경제 주체를 공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번 정책이 모든 기업이 아닌 ‘가업을 잇는 기업’, 즉 중소·중견기업에 초점을 맞춘 이유입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경제적 역할을 넘어선 날카로운 정치·경제적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가업상속공제’는 종종 ‘부자 감세’라는 비판에 직면하는 민감한 제도입니다. 정부는 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세금 감면 혜택을 ‘청년 고용’과 ‘고령자 고용 안정’이라는 사회적으로 지지받는 목표와 결부시킴으로써, 정책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영리한 수를 둔 것입니다. 이는 잠재적인 비판을 무력화하고 정책 추진의 동력을 얻으려는 고도의 전략적 포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정부가 복잡한 인구 문제와 고용 시장의 세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세금 제도라는 의외의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고령자의 경험과 청년의 미래를 한데 묶어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이번 시도는,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발상임이 분명합니다.

물론 세금과 고용 정책의 영리한 결합이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과연 정부는 재정적 인센티브라는 수단으로 직장 내 뿌리 깊은 세대 갈등이라는 문화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아닐까요? 혹은 이것이 ‘가족의 유산’이라는 강력한 지렛대를 이용해 기업의 행동을 바꾸려는 가장 현실적인 첫걸음일까요? 이 정책의 성패가 한국 고용 시장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